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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상

겨울철 B형 독감 증상과 대처 / 우리 아이 겪은 이야기

by Hamassi 2026.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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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 첫 날, 우리 집에 찾아온 B형 독감 이야기

큰아이의 학교 겨울 방학식이었던 월요일.
평소 같았으면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 늦게 들어왔을 법한 아이가, 방학식이 끝나기 무섭게 10시 반에 조용히 집에 들어왔다.
문을 열자마자 얼굴을 보는 순간 느낌이 이상했다.

일찍 끝났다고 신나했어야 할 아이가 기운이 하나 없이 힘없이 걸어 들어왔다.

 

월요일 오전 – 첫 번째 이상 신호

 

처음엔 친구와 싸워서 기분이 상했나 싶어 무슨일 있냐 물었더니 “머리가 아프고 몸에 힘이 없다”라고 했다.
큰아이가 머리 아프다는 말을 처음 하는거기도 했고 평소와 워낙 다른 모습에 정말 몸이 안 좋구나 싶어 학원에도 오늘은 쉬겠다고 연락한 후, 일단 방에서 푹 쉬도록 했다.

꾀병이었으면 쉬라는 말에 놀고 싶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을텐데 순순히 침대에 눕더니 바로 잠들어버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피곤한가? 싶기도 하고 푹 쉬고 나면 낫겠지 생각했다.

 

월요일 저녁 – 잠깐의 회복, 그리고 착각

 

저녁 7시 반쯤 하교 후 잠든 아이가 깨어났다.
표정도 좋아지고 “아까보다는 괜찮은 것 같아”라고 하길래 나도 마음을 놓았다.
저녁도 잘 먹고,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잘 놀길래 ‘많이 피곤했었나 보다’ 하고 안심한 후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화요일 새벽 – 본격적인 고열

 

새벽 2시쯤, 훌쩍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엄마의 직감이란.. 큰아이를 살펴보니 아이 얼굴은 벌겋게 달아 있고 제대로 눈도 못 뜨면서 “머리가 너무 아프다, 눈도 안 떠지고 몸에 힘이 없다”며 울고 있었다. 
체온계를 가져와 열을 재보니 39.7도.
생각보다 높은 열에 너무 놀랐지만 차분히 해열제를 찾아와 아이에게 먹이고, 통풍이 잘 되는 옷으로 갈아 입힌 후 이마에 해열 패치를 붙여주었다. 

아이 컨디션은 크게 나빠보이지 않아 조금 지켜보다가 열이 38도 초반대로 내려간 걸 확인한 뒤 새벽 5시쯤에야 간신히 다시 잠들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이게 단순한 감기가 아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화요일 오전 – 병원 진료

 

아침에 일어나 다시 열을 재니 또 39도대.
단순한 컨디션 저하나 감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을 챙겨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를 보니 목이 많이 부어있는 상태라 그럴 수 있다고 혹시 모르니 독감 검사도 해보자 하셨고, 결과는 B형 독감 확진.
의사 선생님께서 먹는 약과 수액 중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둘째도 아직 어리고 첫째도 너무 힘들어해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싶어 수액과 영양제 투여를 선택했다.

 

수액 후 체감되는 차이

 

워낙 주사를 무서워하는 아이라 독감 예방 접종도 초등학생이 되고나서 5년 만에 처음으로 맞았는데 우리 집 첫 독감 환자가 되다니...

수액을 맞는다 하니 얘기 듣자마자 주사실로 가는 내내 울음을 터뜨리더니 막상 수액 놓을 때가 되니 그래도 조금 컸다고 씩씩하게 잘 맞았다. 

독감 치료 수액과 영양제 전부 맞는데 30분 가량 소요되었다.

수액을 맞고 집에 돌아온 뒤 잠시 쉬고 열을 재니 37도 후반까지 내려가 있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몸이 많이 좋아진거 같아요” 하는 걸 보니 수액 효과가 바로 나타난 느낌이었다.
그제야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화~금요일 – 집 안 격리 생활

 

진짜 전쟁은 그때부터였다.
아직 어린 둘째에게 옮기지 않게 해야 했고, 나도 조심해야 했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큰아이는 방에만 머물고 식사도 따로,
문고리·수건·컵을 완전히 분리해 사용했고, 화장실도 사용 후 환기 및 소독을 반복했다.
겨울바람 때문에 창문 환기도 쉽지 않아 온갖 소독 용품과 공기청정기까지 총동원했다.

방학 첫 주를 이런 식으로 보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수액 맞은 이후 열은 내렸지만 혹시 모르니 밤마다 체온 체크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방에 혼자 떨어져 있으니 마음이 쓰여 수시로 들여야 보고…
돌보는 사람도 체력이 바닥나는 경험이었다.

 

금요일 – 회복 단계 진입

 

금요일 오후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코는 아직 살짝 부어서 콧물은 조금 남아 있었지만, 부었던 목도 많이 가라앉았고 열도 완전히 떨어진 상태였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이런 경우 전염력도 빠르게 줄어들었을 거라고 했다.

약은 며칠 더 먹어야 하지만 이제는 방에서 나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며칠 동안 큰아이는 혼자 방에서 지냈다.
처음에는 간섭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라며 꽤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목요일쯤 되었을 때, 식사를 챙겨주러 방에 들어갔더니 혼자 조용히 울고 있는 걸 발견했다.

왜 우냐고 물어봤더니 “혼자 있는 게 너무 외롭고 쓸쓸해요.”

처음엔 혼자만의 시간이 좋은 줄 알았지만, 며칠씩 떨어져 지내다 보니 외로웠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아이는 아프다는 사실보다, 가족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함께 있을 수 없다는 현실을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

 

아직 끝은 아니다

 

둘째와 나는 아직 증상이 없다.
그래도 B형 독감은 전염력이 강하다고 하니 오늘도 체온계는 눈에 보이는 곳에 나와 있고, 둘째 아이와 나의 컨디션도 계속 살피는 중이다.
혹시라도 둘째가 앓게 되면 이번처럼 바로 기록해 둘 생각이다.

 

이번 독감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

 

이번 며칠을 버티면서 제일 크게 느낀 건, 아이가 아프면 그 순간에는 계획도 일정도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이었다.

고열이 오르내릴 때는 작은 판단 하나도 신중해야 했고, 집 안에서 가족끼리 서로 마주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처음엔 괜찮겠지,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결국은 빠르게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열제로만 버티는 것보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훨씬 마음도 편하고 아이에게도 도움이 됐다.

 

며칠간 격리하며 고립된 생활을 하는 아이를 보며, 전염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그 시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도 느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며 웃던 아이가 어느 순간 혼자서 조용히 울음을 터뜨리던 모습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엄마인 나 자신이 지치지 않아야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었다.

밤새 체온을 재고, 물을 챙기고, 약을 확인하는 일들은 작아 보이지만 계속되면 몸과 마음이 금방 바닥난다.

그래서 이번에는 크게 아프지 않은 가족들의 건강과 기운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걸 배웠다.

 

방학 계획도 깔끔하게 세워놨었지만 이번 주는 거의 통째로 날아갔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모든 계획보다 중요한 건 내 가족이 건강하게 일상을 되찾는 것뿐이라는 사실이 분명했다. 이번 경험을 기록해 두는 이유도 언젠가 다시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조금 덜 당황하기 위함이고, 혹시 이 글을 보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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